조현식 장남 법원 의견서 준비 중, 분쟁 가시화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좌)과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우)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좌)과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우)

한국타이어가(家)의 경영권 분쟁 구도에 불씨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장남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은 조만간 법원에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신청과 관련한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9월 27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 대한 성년후견신청으로 시작된 남매간 분쟁이 나머지 형제들의 의견 표명으로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다. 
조 부회장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 관계자는 “법원이 제시한 의견서 제출 기한이 10월 5일인 만큼 그전까지 어떤 방식으로든 의견을 내겠다”며 “다만 (청구인과 같은 자격을 갖는) 참가인으로 참여할지, 관계인으로 의견을 낼지는 고민 중”이라고 "이라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앞서 8월 25일(화) 아버지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 후견 입장문을 내면서 성년 후견 심판 절차에 가족의 일원으로서 참여하겠다고 밝혔으나 그 이후 뚜렷한 행보가 없었다. 조현식 부회장의 이번 의견서 제출로 입장이 분명하게 드러나면 형제간 대결 구도도 선명해질 예정이다. 
한국타이어가의 갈등은 지난 6월 조현범 사장이 시간외 대량매매로 아버지 조 회장의 몫 23.59%를 모두 인수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을 42.90%로 늘리며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전까지는 그룹 부회장을 맡은 장남(19.32%)과 그룹 COO(최고운영책임자·사장)와 자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 사장을 맡은 막내(19.31%)의 지분이 거의 같아 형제경영 구조가 유지됐다.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0.83%), 차녀 조희원씨(10.82%) 지분을 포함해 총수 일가의 지분은 73.92%다.
이에 따라 별다른 갈등 없이 승계 구도가 조현범 사장으로 정해진 듯했으나 지난 7월 조 이사장이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의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며 갈등이 본격화했다. 
조 이사장 측은 “평소 주식을 공익재단 등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던 아버지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재산이나 경영권에 대한 문제 제기가 아니”라며 경영권 분쟁 구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또한 “대기업의 승계 과정은 투명해야 하고 회사와 사회의 이익을 위해 이뤄져야하며 기업 총수의 노령과 판단능력 부족을 이용해 밀실 관행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조 부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조현범 사장은 하청업체에게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천5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인 가운데 형인 조 부회장이 최근 현대차그룹과 국내 최대 규모의 드라이빙센터 건립에 협력하기로 한 것이 주목된다.
조 이사장도 대리인을 통해 “조현범 사장이 구속되고 경영능력과 윤리성 등에서 문제가 제기되며 궁지에 몰리자 판단이 흐려진 아버지를 부추긴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로고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로고


차녀 조희원 씨가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어떤 의견을 제출할지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조희원씨가 최근 조 회장과 조 사장에게 본인 명의의 계좌에 있던 자금을 임의로 사용했다며 출금 내역을 설명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를 두고 조희원씨도 분쟁에 가세했다는 해석도 나왔으나 아직은 별다른 공식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재계에서는 조현식 부회장의 법원 제출 의견서의 내용과 참여 방식을 통해 경영권 분쟁 구도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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