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력이었던 문자를 소통으로 바꾸는 시대적 흐름 짚어
- 문해 통해 문자의 우수성을 넘어 교육제도와 교육환경 연관성 초점 맞춰
- 이항진 시장, 세종정신 이어서 여주시가 문해의 중요성 확산해갈 것
- 여주시, 이번 학술대회 통해 ‘한글도시’ 위상 정립

여주시가 제574돌 한글날 기념 학술대회를 통해 ‘문해력’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며 ‘한글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였다. 

여주시 시민소통담당과에 의하면, 지난 10월 8일 여주시가 주최하고 여주세종문화재단이 주관한 가운데 썬밸리호텔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첫 기조강연자로 나선 김하수 전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는 ‘문해, 민주주의, 교육’ 기조강연을 통해 언어적 사회화 과정으로 중심으로 현대사회에서 문해력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문해는 글자가 얼마나 우수하냐에 달린 것이 아니라 교육제도 정비와 교육환경 개선과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고 주장한 김교수는 과거에는 글을 깨우치면 문맹에서 벗어났지만 시대가 갈수록 광범위한 사회적 소통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 즉 문해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산업사회에서의 문해와 정보통신기술 등장 이후 언어의 변신, 디지털 문해 등에 대한 개념을 짚었다.

김 교수는 디지털시대에서 문해 개념이 확장된다면 영상의 의미해석, 예술품의 상징성 해석, 무용의 해석 등과 다양한 합성이 이루어져 종합적 문해 활동이 가능해지고 이는 언어적 사회화를 넘어서는 기술혁명과 시장혁명을 동반하는 변혁이 될 수도 다며 조심스럽게 추정 했다.

 

특히 청소년보다는 현 사회 내부의 중요한 결정권자이자 현실을 가장 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성인들이 그간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잘못된 발판 자체를 고칠 수 있도록 문해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브라질 아울루 프레이리를 예로 들며, 빈민교육을 통해 문맹퇴치운동을 한 프레이리는 단순히 글자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모순을 발견하고 현실문제를 뛰어넘는 의식화 교육으로 확장시켜 언어적 사회화를 이뤄냈다고 소개했다.

성인교육이 여가선용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수준 높은 문해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개인의 삶의 질 뿐 아니라 사회의 질도 함께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문화시대 이주민들에게 자신들의 모국어를 갈고 닦고 쓸 수 있는 권리도 보장해줘야 한다고 했다.

문해는 깨우침의 문제이면서 인도적 사안이기도 하지만 국제적 연대의 문제이자 인권의문제이기도 하다는 그는 장애인의 문해 과정에 대해서도 그들을 필자로 개발하고 그들의 생각과 입장에서 문해교육을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문해 능력이 커지면 대중들이 스스로 문제에 적극 참여하고 담론을 표현하면서 사회적 역동성의 동력이 될 것이라며 소수 엘리트가 대부분의 결정권을 가진 사회에서 대중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회로 가기 위해서 문해력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매듭지었다.

두 번째 기조강연을 한 최경봉 원광대 국문과교수는 ‘한글과 민주주의’라는 주제를 통해 권력이었던 문자가 한글 창제로 대중들이 알권리를 찾게 된 중요한 시작점이었다며 역사적 흐름을 통해 설명했다.

한글 반포 이후 백성들이 문자를 익혔고 격동기였던 고종 31년에는 ‘법률이나 칙령은 모두 국문(國文)을 기본으로 한다’고 공포함으로써 중요한 법령이 백성들에게 ‘알려야 할 필요’을 넘어 ‘알려야 할 의무’로 자각했다.

하지만 유길준 등 다양한 학자들이 국문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규범 등에 얽매여 오히려 우리말과 한글을 규범화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기도 했으며 지식인들간 학술적 논쟁으로만 흘러가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독립신문’인 한글신문이 제작되면서 일반인이 사회에 눈을 뜨고 언어의 공공성 문제가 대두되며 한글의 발전도 이어왔다는 설명과 함께 문자는 언어적 표현력과 이해력을 높이는 문제와 연결되고 이는 민주주의가 심화될수록 중요한 문제라고 정리했다.

아울러 과거 권위적 정권은 문자를 국가주의를 강화하는 측면에서 의미를 찾았고 국어순화정책이 이념화되면서 글쓰기와 말하기를 제약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기도 했다며 공공언어쓰기와 같은 민주적 통제정책이 언어교육을 위한 사회적 지원 강제 즉 성인교육이나 독서시간 확보 등으로 확대돼야 하며 이것이 한글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라고 제언했다.

코로나 19 상황에 따라 줌(ZOOM)을 활용한 화상회의로 진행된 이날 학술대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제에 따라 4분과로 나눠 분과별 발표와 토론으로 이어졌으며

제1분과 주제인 ‘문해력(리터러시)의 확장과 심화’를 중심으로 언어학자인 김성우씨가 ‘여전히 읽고 쓴다는 것’을 통해 리터러시의 넓이와 깊이에 대해 발제하고 신동일 중앙대 교수가 의례와 배치, 권력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리터러시’ 김아미 시청자미디어재단 연구위원이 ‘미디어시대의 리터러시’를, 김한수 금천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 야학활동가가 ‘다시 생각해보는 프레이리 문해교육’을 통해 문해력의 기본적 이해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민주주의는 문해력(리터러시)를 필요로 한다’는 주제로 토론한 2분과에서는 박복선 전환교육연구소 소장이 진행과 발제를 맡았으며, 하승우 이후연구소 소장이 ‘시민의 소양으로서의 리터러시’를, 이광석 서울과기대 교수가 ‘디지털 민주주의와 비판적 리터러시’를,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은 ‘과학 없는 민주주의는 가능하지 않다’를 통해 과학 리터러시 중요성을, 이재영 공주대 교수가 ‘새로운 문명을 여는 생태 리터러시’를 각각 발제하고 각 분야 문해력의 필요성에 대해 토론했다.

제3분과에서는 서울시 교육청 성현석 선생이 진행과 토론 발제를 맡고 박지희 서울 도봉초 교장이 ‘교실 속의 문맹자들’을, 천성호 노들장애인야학 대표교사가 ‘장애인의 읽기와 쓰기’ 사례를 소개했으며, 홈리스 야학활동가인 황성철씨가 ‘홈리스 야학과 한글교실’을, 국어담당인 서현숙 교사가 ‘리터러시 학습의 장으로서의 동아리’를 발표하며 각 계층의 문해력에 대한 현 상황과 중요성에 대해 함께 분석했다.

제4분과는 ‘지역사회의 문해력’을 중심으로 여강길 장주식 대표가 진행과 발제를 맡은 가운데 책배여강 회원인 원순식씨가 ‘그림책으로 보는 문해력’을, 청소년인문학단체인 토닥토닥 김동헌 대표가 ‘마을교육공동체 속 문해력’을 발표하고 여주지역 사회에서 문해력의 상황에 대해 토론했다.

아울러 김학민 경기문화재단 이사장과 김진오 여주세종문화재단 이사장, 한정미 여주시의원이 각각 자유토론에 참여해 지역을 중심으로 문해력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했다.

3부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이항진 시장은 ‘한글도시 여주의 미래’를 통해 도시 발전을 위한 문해력의 중요도를 언급하고 “미래사회는 학습하지 않으면 생존을 위협받는 사회로 우리에게 끊임없이 배움을 요구할 것이라며 문해력을 키우지 않고는 소통할 수 없는 만큼 국가는 평생학습교육을 통해 국민들의 문해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 여주시는 아이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세대별 평생교육과 지원체계를 세우고 있으며 역세권 학교복합화사업을 통해 공동체 교육의 토대도 마련하고 있다며 사회 전체가 함께 배우고 함께 가르치며 사회적 문해력을 높여나가는 여주시가 가장 이상적인 한글도시로서 자긍심을 부여받는데 노력해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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