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프리카 재단이 지켜본 세상

 美 정부가 코로나19 백신의 지식재산권 권리보호에 대한 포기안건을 지지한다고 발표하자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를 환영했다. 보건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 주 미국이 발표한 백신 지식재산권 권리포기 선언이 실제로 이행될 경우, 백신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을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형평성 있는 보건 치료(equitable health care)’를 촉구하는 남아공 단체인 ‘건강-정의 이니셔티브(Health Justice Initiative)’를 이끄는 하싼(Fatima Hassan) 이사장은 미국이 백신에 대해 무역관련 지적재산권에 관한 협정(TRIPS, Agreement on Trade-Related Aspects of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포기에 대한 지지를 환영하지만 이행절차가 더뎌지고 있어 우려를 표했다.

 이어 그는 “TIPS 포기 선언으로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남미와 아시아에서도 백신 생산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백신에 대한 지적재산권 면제는 남아공과 인도에서 처음 제기됐다. 현재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인데, 약 160만에 달하는 확진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남아공에서는 백신프로그램도 원활하게 가동되지 않고 있어서, 보건 전문가들은 남아공의 코로나19 3차대유행도 대비하고 있다.

 현재 100여개 국가들이 백신 지재권 면제 방안에 찬성하고 있지만, 이에 반대하는 국가들은 지적재산권 포기로 인하여 돌이킬 수 없는 선례가 성립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산업계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지난 해 말 국제의약품제조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Pharmaceutical Manufacturers & Associations)은 백신의 지식재산권을 포기하는 것은 역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으며, 오히려 백신생산 체계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같은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하산 이사장은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산 이사장은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 공개는 긴 여행의 시발점일 수 있다”고 말하며, “지금은 지식재산권이 보건분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전 세계적으로 고민해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The Korea 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