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선임 논설위원

지난 3월 31일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원의 김준엽 선생님 탄신 100주년 기념과 중동‧이슬람센터개원을 기념하는 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제2의 중동 붐이 조성되는 가운데 명문대학이 중동연구에 포문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부여를 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에는 고려대 김동원 총장을 비롯하여 주한 카타르 대사와 사우디아라비아 문화원장이 참석하여 축하하였으며 이 외에도 많은 연구자들, 학생과 시민들이 참여하였다.

 고려대 김동원 총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고려대 김동원 총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김총장은 ‘좀 늦은 감이 있으나 고려대가 세계적 명문으로 도약하기 위하여 우리대학이 먼 미래를 바라보고 중동, 아랍, 이슬람권 제대로 이해하고 연구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선도적 역할을 하도록 적극적으로 후원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기조연설을 한 칼리드 이브라힘 하마르 카타르 대사는 ‘카타르는 세계적 수준의 중재자로 특히 교육 분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명문 고려대학교와 많은 분야에서 협력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하였다. 주한 사우디 문화원장인 압둘 아지즈 알 다일 박사도 축사에서 ‘고려대 중동‧이슬람센터가 잘못된 추측성 의견들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올바른 지식과 건전한 이해를 구축하는 데 힘써 주길 바란다. 그리고 오늘 이 센터의 개원은 한국과 아랍국가들 간의 활발한 교류와 확대를 의미하며 라마단 달에 이 학술대회가 있게 된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라고 하였다. 이날 학술대회는 국내의 지난 60년의 중동‧아랍‧이슬람 연구현황을 돌이켜보고 미래의 60년은 무엇을 연구해야 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학술대회에서 네 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는데 요약을 하면 다음과 같다.

이희수 성공회대 이슬람문화연구소장은 ‘한국의 중동학의 연구현황과 과제’라는 논제에서 지난 50년 중동학 연구의 성찰과 제안 십조를 제시하면서 ‘한국의 중동학 연구가 그동안 실용적이고 대안적인 지역연구의 특성상 이러한 사회적 역할에 적극적으로 공헌해 온 점을 높이 평가해야한다. 그리고 선학들의 연구를 비판적으로 선학들의 연구를 비판적으로 읽고 업그레이드하는 학문적 전통과 영속성을 유기적으로 연결-계승하는 풍토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강조하였다.

학술대회에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학술대회에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명순구 고려대 법학전문연구원 교수는 이슬람 법에 대한 연구가 전무한 상황에서 ‘이슬람 사회의 법, 무엇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 - 私法의 시각에서-’논제에서 대부분 혼동하고 있는 이슬람 사회의 법과 이슬람 법을 명확히 구별하였다. 또한 이슬람 사회의 법은 이집트, 튀르키예, 이란이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면서 비교법적 시각에서 보면 관습과 이념 그리고 종교가 혼합 복합된 것이라고 하였다. 특히 이슬람 요소는 민법분야에서 후추의 역할과 같은 것이 아닌가라고 결론을 내렸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 교수는 ‘서구의 이슬람 현황과 우리의 과제’라는 논제에서 아직 국내의 이슬람 연구는 서구와 비교하면 걸음마도 제대로 떼지 못한 상태라고 평가하고 서 구 이슬람학계의 학술 담론을 이해하지 못한 채 조금이라도 낯선 연구는 ‘오리엔탈리즘 (Orientalism)’이라고 폄훼하며 편향적인 태도를 보였라고 지적하였다. 앞으로 일차 사료 교육과 이차자료 연구를 통하여 가장 기본적인 자료를 확보하고 원전교육과 역사교육 강 화를 통하여 깊이 있는 연구가 이루어져한다고 주장하였다.

마지막으로 김종도 고려대 중동‧이슬람센터장은 ‘고려대학교의 중동‧아랍‧이슬람 연구 현황과 과제 –석‧박사학위논문을 중심으로-’논제에서 고려대에서 중동‧아랍‧이슬람 관련 논 문이 200편이나 발표되었다고 소개하였다. 이제 이를 잘 엮어서 국내 미답분야와 토대부터 연구해야 할 시대적 사명이 고려대에게 주어졌다면서 이를 위해서 전공과목 개설과 연구진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주장하였다.

초대 센터장을 맡은 김교수는 ‘본 센터 개원이 국내외에 소문이 나면서 관련 대사관들과 대학, 연구소들의 러브 콜이 이어지고 있다. 겸손한 자세로 국내 관련 연구소들과 협업을 통하여 국내 중동학이 업그래이드 되는 계기를 만들겠다. 고려대 중동‧이슬람센터가 먼 훗날에 이 분야에 큰 획을 그었다는 평을 받도록 긴 호흡을 갖고 달리겠다’고 소감을 피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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