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뉴델리, 첫 인공강우 실험 ‘실패’…대기오염 저감 효과 없어

델리 주정부·IIT 칸푸르 공동 추진 5억 원 규모 프로젝트…기상 조건 맞춰 재시도 예정

2025-10-29     심혜인
뉴델리 상공서 인공강우 시도 중인 항공기 (출처: 연합뉴스)

인도 수도 뉴델리를 포함한 델리 주정부가 심각한 겨울철 대기오염을 완화하기 위해 처음으로 시도한 인공강우 실험이 실패로 돌아갔다.

29일 타임스오브인디아(TOI)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델리 주정부는 전날 오후 3시쯤 카롤 바그, 부라리, 마유르 비하르 등 뉴델리 내 여러 지역 상공에서 항공기를 이용해 화학물질을 살포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인공강우 후 15분에서 4시간 이내 비가 내려야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런 강수 현상이 관측되지 않았다.

주정부는 오는 30일까지 인공강우 실험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실험은 인도공과대학교(IIT) 칸푸르와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IIT 측은 프로젝트 전용 항공기도 자체 제작했다. 총 예산은 3천210만 루피(약 5억2천만 원) 규모로, 델리 주정부는 지난 5월 이 사업을 승인했지만 기상 조건이 맞지 않아 여러 차례 연기한 끝에 이번에 첫 시도를 단행했다.

인공강우(Cloud Seeding)는 요오드화은(AgI) 등 화학물질을 구름에 뿌려 강수 가능성을 높이는 기술로, 미국 서부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로 가뭄 지역에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그 효과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델리 주정부는 5년 전부터 인공강우 계획을 검토해왔으며 2023년부터는 겨울철 대기오염 비상대책의 주요 항목으로 이를 포함해왔다. 그러나 이번 첫 실험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시민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고 TOI는 전했다.

인구 약 2천만 명의 뉴델리는 2021년 이후 스위스 공기질 분석업체 아이큐에어(IQAir) 조사에서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 도시’ 중 하나로 꾸준히 지목돼 왔다. 인도 정부는 경유 발전기 가동 금지, 경유차 운행 제한, 농작물 수확 후 잔여물 소각 금지 등 각종 대책을 시행해왔지만 오염 수치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