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수도 국제공항 운영권 UAE에 이양 추진…경제 구조조정 ‘속도’

IMF 구제금융 조건 따라 공항 민영화 확대…운영 효율 개선·외자 유치 기대

2025-10-31     최은남
이슬라마바드 국제공항. (출처: 걸프뉴스 캡처)

 

파키스탄 정부가 수도 이슬라마바드 국제공항의 운영을 아랍에미리트(UAE) 측에 맡기기로 하면서, 최근 진행 중인 경제 개혁과 민영화 정책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따라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외국 자본을 통한 운영 효율화 전략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31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는 UAE 정부와 이슬라마바드 국제공항 운영권 이양을 두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논의에 참여한 UAE 아부다비 투자회사는 공항 운영 수익의 약 60%를 파키스탄 정부에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항은 2018년 10억 달러(약 1조4천억 원) 이상이 투입돼 건설된 파키스탄 최대 규모의 국제 관문으로, 연간 1,500만 명의 승객 수용이 가능한 시설이다. 그러나 최신식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운영 비효율 및 지속적인 재정 손실 문제로 ‘민영화 우선 대상’으로 거론되어 왔다.

앞서 영국과 튀르키예 기업 컨소시엄도 운영권 인수를 제안했으나, 파키스탄 정부는 수익 배분 조건이 더 불리하다고 판단해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공항 운영권 계약을 넘어, 파키스탄이 추진 중인 대규모 경제 개혁 및 민영화 프로그램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파키스탄은 IMF로부터 총 7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기로 합의하며 국가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한 구조조정을 압박받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앞으로 라호르·카라치 공항 역시 민간·외국 운영사에 단계적으로 이양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공항 운영 서비스 품질 향상, 국제 운항 네트워크 확대, 역내 항공 허브 경쟁력 강화 등을 목표로 한다.

UAE 매체 걸프뉴스는 “파키스탄이 UAE의 공항 운영 기술과 고객 서비스 관리 경험을 이슬라마바드 국제공항에 접목하면, 향후 지역 항공 운송 허브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는 “공항 운영권 이전은 단기 수익 확보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가 교통 인프라 현대화를 위한 전략적 전환점”이라며 “해외 투자를 통한 지속 가능한 경제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