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고속도로로 새로운 100년 연다” 李대통령, 내년도 예산 ‘AI 시대 전환점’ 규정

R&D 확대·국방 첨단화·대외경제 불확실성 완화 강조…“하루 늦으면 한 세대 뒤처져”

2025-11-04     최은남
시정연설 하는 이재명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대한민국이 본격적인 인공지능(AI) 시대에 진입하는 첫 번째 예산”이라고 규정하며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4일 국회에서 진행된 시정연설에서 “AI 대전환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갈림길”이라며 “대한민국의 다음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산업화와 정보화의 상징적 성과를 언급하며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놓았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길을 열었다면, 이제 우리는 AI 고속도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국가의 핵심 경쟁력이 산업에서 데이터·연산·AI 알고리즘으로 이동했다”며 경제·국방·산업 전 영역의 구조 전환을 예고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총지출 728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이 가운데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10조1천억 원이 별도로 투입된다. 이 대통령은 이를 두고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대전환의 마중물”이라고 표현했다.

이 대통령은 전임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연구·개발(R&D) 예산 축소로 미래 준비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산업화 시대에는 하루 늦으면 한 달, 정보화 시대에는 하루 늦으면 1년이 뒤처졌지만 AI 시대는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진다”고 거듭 경고했다.

시정연설 하는 이재명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또한 취임 후 경제 지표 안정 성과를 언급하며 “불법 계엄의 충격을 이겨내기 위해 비상하게 대응한 결과, 경제 위기 상황은 벗어났고 주가도 4,000선을 넘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위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며 “더 빠르고 더 과감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방 정책 역시 AI 대전환의 핵심 분야로 제시했다.

“대한민국은 세계 5위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전략적 자율성을 외부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는 자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방· AI· 방산·콘텐츠 등 첨단전략산업 연구개발(R&D) 예산을 35조3천억 원으로 확대한다. 이는 올해 대비 19.3% 증가한 규모다. 또한 기존 무기체계에 AI 기반 지휘·통제·정찰 기능을 결합한 ‘스마트 강군’ 체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외경제·외교 성과도 함께 언급 이 대통령은 최근 APEC 정상회의에서의 논의 결과도 소개했다.

그는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함으로써 반도체·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용 핵연료 협의 진전으로 에너지 안보와 자주국방 모두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중관계와 관련해서는 “전면적인 관계 회복에 합의했다”며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실용적 상생의 길을 다시 열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역 대합실에서 흘러나오는 이재명 대통령 시정연설 중계방송.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