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KIST學’ 통해 60년 혁신 유산 재조명…다음 세대 과학기술 패러다임 모색
국가 연구체계·산학연 협력·국제협력까지 60년 성과 정리…개도국 협력 모델 확장 논의도 병행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오상록)이 과학기술혁신의 역사와 성과를 체계화하고 이를 미래 세대로 전승하기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KIST는 6일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열린 한국기술혁신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KIST學 세션’을 개최하고, 개원 60주년을 준비하는 가운데 KIST가 쌓아온 연구·혁신 유산을 재정립하기 위한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이번 세션은 KIST의 연구 활동을 단순한 성과 중심이 아닌 국가 과학기술 발전 과정의 중심축으로서 재조명하고, 이를 산업·학계·국제협력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기 위한 전략적 관점이 강조됐다. KIST는 2026년 개원 60주년을 앞두고 현대과학기술 연구기관 체제를 정립하는 데 기여해온 연구사, 제도, 정책을 재평가하고 이를 ‘KIST學’으로 정립하기 위한 기초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세션의 기조 발제를 맡은 김정우 KIST 기술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KIST의 역할을 △국가 R&D 체계 정립 △ 산학연 협력 생태계 구축 △ 연구 인재 양성 △ 국제협력 및 과학기술 ODA라는 네 가지 축으로 유형화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를 통해 KIST의 60년 역사가 단순한 연구 누적이 아니라 한국형 과학기술 혁신모델의 형성과 확산 과정임을 강조했다.
문만용 전북대학교 교수는 발표에서 KIST가 ‘역(逆)두뇌유출’을 이끌어낸 역사적 기점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KIST가 해외 전문 인재들이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이를 통해 정부출연연구기관 체계가 확립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KIST 모델이 개도국의 과학기술 역량 구축에도 적용될 수 있다며 국제협력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용진 단국대학교 교수는 KIST가 기업과의 협력에서 창출한 다양한 연구·사업화 모델을 기술이전(LG화학), 공동연구(링킹랩), 벤처창출(큐어버스), 연구생태계 구축(키스트이노베이션) 사례로 소개했다. 그는 향후 파트너십 전략의 정교화를 위해 협력 대상과 영역을 선별하는 체계적 프레임워크 도입을 제안했다.
김종주 KIST 기술정책연구소 정책실장은 베트남과의 과학기술 협력 사업인 VKIST 사례를 통해, KIST의 연구 운영 모델이 개도국에 실질적으로 전수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를 ‘과학기술 한류’라고 표현하며, KIST의 경험이 국가발전 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패널 토의에서는 KIST의 혁신 경험을 기록하고 체계화하여 미래 세대의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KIST 장준연 부원장은 “KIST가 해온 역할은 과거의 성과가 아닌 앞으로의 미래 과학기술 방향을 제시할 기반”이라며 “연구철학과 혁신정신을 계승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