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북핵 고도화 방치안돼…실용적·단계적 해법으로 비핵화 추진”
이집트 국영지 기고…“한반도 평화·공동성장 새 시대 열어야”
이재명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집트 국영신문 알 아흐람 기고에서 “실용적이고 단계적인 접근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며 이집트 정부의 지지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대화가 끊기고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는 현 상황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며 “가능한 분야부터 남북 교류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와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과 이집트 모두 지역 평화가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이뤄지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가자지구 사태 속에서도 중재를 포기하지 않은 이집트의 외교적 인내, 그리고 70여년간 동북아 평화를 위해 노력해온 한국의 경험은 중요한 공통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동 평화를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온 한국과, 한반도 평화를 일관되게 지지해온 이집트 간 ‘평화 파트너십’이 더욱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기고문 ‘한국과 이집트, 함께 한 30년과 함께 만들어갈 미래’에서 이 대통령은 양국 경제·문화 협력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이집트는 모두 대륙과 문명을 잇는 가교라는 지정학적 운명 속에서 찬란한 문명을 일궈낸 공통된 역사를 갖고 있다”며 “이집트가 나일강의 범람을 기록하며 세계적 문명을 꽃피웠듯, 한국도 한강을 중심으로 국가 발전을 이루었다”고 언급했다.
또 “1995년 수교 이후 이집트 내 삼성·LG 공장에서 TV·세탁기·스마트폰이 생산되는 등 경제 협력도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화 교류와 관련해서는 “이집트에서 한국 음악과 드라마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들었다”며 “유구한 문명의 나라 이집트에서 한국 문화가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 매우 뜻깊다”고 전했다.
교육 분야에 관해서도 “어린 시절 왕복 4시간을 걸어 학교에 다닐 만큼 배움에 대한 열망이 컸다”며 “교육 협력의 확대는 양국 모두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집트의 ‘비전 2030’을 실현할 가장 신뢰할 파트너는 대한민국”이라며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이 나일강의 기적을 향한 이집트의 도전에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