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G7 마지막 ‘무관광세 도시’ 지위 내려놓나…관광세 도입 임박

연간 최대 4천600억 원 세수 전망…시당국 “도시 경쟁력 강화” vs 업계 “세금 위의 세금” 반발

2025-11-24     심혜인
런던 시내 관광객들 (출처: 연합뉴스)

영국 런던이 조만간 관광세를 도입할 전망이다. G7 주요 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관광세가 없던 런던이 변화 조짐을 보이면서 관광업계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분권화 및 지역사회 권한 강화 법안을 통해 각 지방정부에 관광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계획이다.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런던 역시 관광세 도입이 가능해진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 역시 오랫동안 관광세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온 인물이다. 칸 시장 측은 구체적 계획에 대한 언급은 피했지만 관광세가 시행될 경우 도시 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런던시는 “합리적인 수준의 관광세는 런던을 세계적인 관광·비즈니스 도시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파리, 뮌헨, 밀라노, 토론토, 뉴욕, 도쿄 등 G7 주요 도시는 다양한 방식으로 관광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영국 내에서는 스코틀랜드와 웨일스가 최근 관련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징수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2017년 방문객 기준으로 1인당 하루 1파운드를 부과하면 연간 약 9,100만 파운드(약 1,753억 원), 숙박비의 5%를 세금으로 매길 경우 약 2억4,000만 파운드(약 4,621억 원)를 걷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런던시는 인기 관광지 특성상 관광세 도입이 수요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인용했다.

반면 관광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런던 호텔 산업을 대표하는 ‘영국 호스피탈리티’의 케이트 니콜스 회장은 “이미 영국의 부가가치세는 20%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관광세는 “세금 위에 또 세금을 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미 높은 세금을 부담하는 고객들이 더 멀어지면, 결국 일자리와 성장, 투자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