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시대에 맞춰 글로벌 석유 메이저 기업 또한 체질 개선

지난 4월 2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美 대통령은 백악관 기후 정상회의를 주최하고 이 자리에서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지난 2005년 수준과 비교해 절반 이상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같은 저탄소 시대에 맞춰 글로벌 석유 메이저 기업 또한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석유정보 전문사이트 페트로넷(www.petronet.co.kr)은 최근 (4/28) 엑손모빌이 걸프만에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 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 허브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페트로넷, "엑손모빌, 'CCS허브' 구축 위해 1천억 달러 투자
페트로넷, "엑손모빌, 'CCS허브' 구축 위해 1천억 달러 투자

 엑손모빌, 美 연방정부에 CCS 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정책적 조치 요구

페트로넷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미국 최대 석유수송항인 휴스턴 항만에 자리 잡은 85㎞ 길이의 운하인 ‘휴스턴 십 채널(Houston Ship Channel)’ 산업 지역에 1천억 달러(한화 약 111조 원) 이상을 투자해 CCS 허브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하며, 美 연방정부에 CCS 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정책적 조치를 요구했다.

 ‘저탄소 솔루션’을 위한 엑손모빌의 첫 번째 주요 사업인 CCS 허브 프로젝트는 민·관·학이 협력해 ‘다중 사용자 CCS 시스템’을 구축하고, 석유화학/제조/발전산업 등에서 배출되는 모든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포집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페트로넷은 “현재 엑손모빌의 탄소포집 용량이 연간 약 9백만 톤 수준”이라며 “엑손모빌이 CCS 허브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연간 약 5천만 톤, 2040년까지 1억 톤의 탄소를 포집해 저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의 에너지 관련 탄소배출량은 51억 톤으로, 美 라이스(Rice) 대학 에너지연구센터는 “엑손모빌의 이번 발표가 탄소 포집 분야에선 전례가 없는 엄청난 규모”라고 강조했다.

 

 엑손모빌, 걸프만 해저면 대염수층에 ‘포집 이산화탄소’ 저장 계획

페트로넷은 “엑소모빌의 이번 프로젝트는 이미 상용화된 허브 기술을 사용하고,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걸프만 지하에 저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포집 이산화탄소의 주요 저장소는 해저면 아래 약 1천 미터 깊이의 대염수층(saline layers)으로, 이를 위해 필요한 파이프라인의 길이는 안전한 저장을 위한 접근 및 절차 허가 시 결정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엑손모빌은 “CCS 허브를 조력자(enabler)”라고 강조하면서 “CCS 허브는 탄소를 상품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게 해주며, 허브의 업스트림 및 다운스트림 부문 모두에서 CCS 프로젝트의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게 해 준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허브는 다른 CCS 프로젝트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춰줄 것이며, 이산화탄소 공급자에게는 인프라를 제공하고 저장소 공급자에게는 저장 공간 소비자를 연결해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페트로넷은 “엑손모빌이 CCS 프로젝트를 위한 직접 투자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美 연방 정부의 정책적 조치를 요구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엑손모빌은 “정부의 직접 지원이나 활발한 탄소 거래를 통해 수립되는 탄소가격이 있다면 프로젝트 수행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탄소가격 책정은 프로젝트 투자 견인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라 강조했다.

에너지 데이터 분석업체인 엔버러스(Enverus)는 “보조금에 거의 의존하지 않고 그린 에너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유럽 메이저와 달리 엑손모빌은 정부의 엄청난 지원이 필요함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유럽 메이저에 비해 느린 에너지 전환을 비판 중인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이번 CCS 프로젝트 추진 결정은 엑손모빌의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는 지난 3월, 유럽연합(이하 EU)의 CCS를 위한 연구 협력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2월 25일,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는 노르웨이 국책연구소(이하 SINTEF) 주관으로 진행 중인 7백만 유로(한화 약 93억 원) 규모의 EU REALISE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공동 개발 합의(Collaboration Agreement) 계약을 체결했다.

REALISE 프로젝트는 정유 산업에서의 CCS에 대한 검증, 기술경제성 평가 툴 및 이산화탄소 흡수제 기술 개발 협력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는 2021년 2월 25일부터 2023년 4월 30일까지 SINTEF, Equinor, TNO, 에든버러대 등 EU 14개 산학연 및 칭화대, Dunhua Oil 중국 2개 기관들과 함께 참여한다.

REALISE 프로젝트 참여로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는 공정별 배출 가스 및 동력 비용(Utility) 정보 제공을 통해 공정별 이산화탄소 포집 가격 및 파이프라인/선박 이송을 통한 운반 비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 액상 흡수제와 정유 공장에서의 CCS 기술경제성 평가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CCS 프로젝트 파트너들과의 추가적인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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