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모래알 김시연 대표와 법인 이사진

“우린 모두 시민입니다. 시민 거버넌스를 이끌 선도적인 컨텐츠를 발굴하여 아시아의 가치를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김시연 대표 -

세상은 많은 것을 공유(共有)해야 풍요롭게 변한다는 공유경제의 시대에 도서출판 모래알도 젊은 청년 회사답게 공유 오피스(office)에 자리잡고 영역없는 시대를 헤쳐나가는 중이다.
김시연 대표는 “정치학을 전공하면서 많은 나라의 정치체제나 다양한 분야를 이끈 인물들에 관해 궁금했어요. 하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책을 찾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말하고 “많은 한국인의 세계관은 미국과 유럽, 중국 정도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인지 대다수 출판사는 여지없이 상업적 이익에 따라 몇 안되는 강대국 관련 책들만 낸다”고 말했다.

도서출판 모래알 김시연 대표(모래알 사무실에서 인터뷰 모습)
도서출판 모래알 김시연 대표(모래알 사무실에서 인터뷰 모습)

김 대표는 “출판은 필수·전략산업 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통해 국민에게 새로운 비전과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고요. 세계 곳곳의 지혜를 발굴하여 소개하는 출판사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많은 책들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2019년부터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행사 자료집부터 출간하기 시작했다.

방글라데시 독립 50주년 및 「미완성 회고록」 출판기념회 때 좌측부터 정희석 이사, 김시연 대표, 오준명 이사
방글라데시 독립 50주년 및 「미완성 회고록」 출판기념회 때 좌측부터 정희석 이사, 김시연 대표, 오준명 이사

간절하면 현실이 되다

모래알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인물을 찾던 중 우연찮게 아시아 국가 방글라데시 국부(國父)로 칭송받는 이를 알게됐다. 방글라데시가 걸어온 길은 치열한 독립운동과 해방, 희망과 좌절, 군부독재, 민주화와 고속 경제성장까지 놀라울 정도로 한국의 근·현대사와 닮았다.

‘봉고본두’ 세이크 무지부르 라흐만(‘Bangabandhu’ Sheikh Mujibur Rahman, 1920~1975)

1920년 영국령 인도제국 파리드푸르주 출생, 아와미연맹을 창당하여 파키스탄이 벵골인을 탄압하고 모어(母語)인 벵골어를 억압하는 것에 반대하여 여러 차례의 투옥을 겪으며 방글라데시의 독립을 주도하였다.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은 독립운동의 지도자이자 방글라데시 초대 대통령으로서 진보적 헌법을 입안하여 국가의 기틀을 세우고, 공정한 경제를 강조한 혁명적 지도자였다.

도서출판 모래알 인터뷰를 마치고 좌측부터 정희석 이사, 성정욱 편집부국장, 김시연 대표, 주민영 이사
도서출판 모래알 인터뷰를 마치고 좌측부터 정희석 이사, 성정욱 편집부국장, 김시연 대표, 주민영 이사

그는 이름보다 벵골의 친구라는 뜻의 ‘봉고본두’로 불릴 만큼 온 국민에게 존경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시대의 거세찬 풍파에서 태어나 19세의 어린 나이부터 벵골족의 자주독립, 평화, 민생을 위한 운동에 뛰어들었다. 순간순간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불굴의 의지로 독립과 건국을 향해 나아갔다. 영국으로부터 남아시아 전역이 독립하고 방글라데시는 파키스탄과 함께 독립했다. 그러나 파키스탄의 강압적인 통치를 이어나가며 벵골족을 탄압하고 벵골어 사용까지 억압했다. 그는 파키스탄에 맞서 독립국 건설을 위해 투쟁했고 마침내 방글라데시를 건국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군부의 쿠데타로 실각하였으며 온 가족이 무자비하게 살해당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국민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그가 자리 잡았기에 사후에도 민주화운동을 통해 지속적인 복권 요구가 이어졌으며 민주정부가 수립된 이후에는 완전히 복권되었다.

모래알 이사진 난상토론 좌측부터 정희석 이사, 김시연 대표, 주민영 이사
모래알 이사진 난상토론 좌측부터 정희석 이사, 김시연 대표, 주민영 이사

나라의 설계자가 중요한 까닭

김 대표는 “자서전과 평전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다보니 국가별 설계자가 궁금했어요. 한국의 ‘김구’ 선생, 인도의 ‘간디’와 같이 방글라데시에도 ‘봉고본두’라는 불세출이 있다는 것을 알고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한국에 소개해보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봉고본두에 관한 책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어 소개되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생소한 남아시아 인물을 소개하게 됨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김 대표는 “앞으로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을 주목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발전의 선제조건은 ‘정치적 안정’입니다.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과거보다 향상된 정치적 안정을 이루고, 풍부한 노동력과 고급인력에 힘입어 경제발전의 선두에 있기 때문입니다. 

모래알 이사진 「봉고본두, 미완성 회고록」 출판을 마치고 평가 회의좌측 맨 끝부터 순서대로 이충현 이사, 김건우 이사, 김시연 대표, 정희석 이사, 주민영 이사
모래알 이사진 「봉고본두, 미완성 회고록」 출판을 마치고 평가 회의좌측 맨 끝부터 순서대로 이충현 이사, 김건우 이사, 김시연 대표, 정희석 이사, 주민영 이사

모래알 정희석 이사는 “저는 출판사에서 행정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때 가장 최선의 방법을 찾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불신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협력하고 협상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줬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말 감사하게도 방글라데시 총리실과 주한방글라데시 대사관의 아낌없는 배려와 지원으로 ‘봉고본두’의 평전인 「봉고본두」와 자서전 「미완성 회고록」을 번역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종이책만이 아니고 전자책도 출간하여 조만간 유통할 계획입니다”라고 전달했다.

도서출판 모래알 출판 목록 표지「봉고본두, 방글라데시의 국부를 만나다」/세이크 무지부르 라흐만 「미완성 회고록」
도서출판 모래알 출판 목록 표지「봉고본두, 방글라데시의 국부를 만나다」/세이크 무지부르 라흐만 「미완성 회고록」


영국의 마가렛 대처 수상은 “오늘날이 평범한 사람들의 시대라고 말하지만 비범한 사람이 필요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들의 혁명적 삶에서 지혜와 용기, 포부, 결단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저희는 소설, 논픽션 등등 분야에 관심이 있지만 꼭 뽑자면 자서전이나 평전에 관심이 많아요. 결국 정치도 경제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요. 한 국가 자체와 역사를 통째로 공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 역사를 만든 지도자의 인생을 따라간다면 훨씬 수월하게 해당 국가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주죠.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으면 그 사람 옆에 있으면 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러나 시공간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에 책을 통해 우리는 위대한 인물의 삶을 내밀히 살피며, 역사 속에서 살아 숨쉬는 영웅호걸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봉고본두, 방글라데시의 국부를 만나다」 출판기념회주한방글라데시대사관에서 아비다 이슬람(Abida lslam)대사와 1등서기관, 국방무관 등의 주요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방글라데시 독립 50주년 기념행사와 더불어 출판기념회를 진행함
「봉고본두, 방글라데시의 국부를 만나다」 출판기념회주한방글라데시대사관에서 아비다 이슬람(Abida lslam)대사와 1등서기관, 국방무관 등의 주요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방글라데시 독립 50주년 기념행사와 더불어 출판기념회를 진행함

생각해보면 나라마다 시대적으로 결단력과 통찰력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 지도자가 많았다. 대한민국에선 IMF(국제구제금융) 사태가 왔을 때 국민을 단합하고 경제도 일관되게 처리해서 조기에 국제구제금융을 졸업했다. 이런 시기를 잘 넘겨서 경제적 자양분을 비축한 사례와 미국은 대공황시절 압도적인 과독점을 타파하고 결단력으로 경제를 정상적으로 돌려놓은 지도자가 있었기에 전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김 대표는 “다양한 책 종류가 있지만 자서전이나 평전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에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위대한 인물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의 자서전이나 평전을 많이 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방역수칙을 지키고 인터뷰 진행좌측부터 주민영 이사, 김시연 대표, 정희석 이사
방역수칙을 지키고 인터뷰 진행좌측부터 주민영 이사, 김시연 대표, 정희석 이사

우리의 가치를 모래알로 바람에 실어 날리고파

김 대표는 “향후 환경 의제가 최대 관심사라고 봅니다. 출판도 언론과 가까운 면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계몽적이고 사실에 입각한 도서를 출판해서 국민에게 자주성과 자국 자부심을 배양하는데 일조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환경, 교육, 부동산 문제 등 한국 사회가 부족한 부분을 전 세계의 모범사례에서 그 해답을 찾아 제시하는 도서 출판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또한 김 대표는 “앞으로 관심있는 나라들이 많아요. 특히 아프리카 가봉과 한국의 인연, 한국차 ‘봉고’ 탄생 배경에 관한 책도 내고 싶고요. 아시아 부탄은 왜 행복지수가 높은가? 그리고 행복의 왕국은 누가 어떤 철학과 정책으로 만든것인가? 엘살바도르에는 블록체인 기술자가 왜 그렇게 많이 입국 하는지 등 아시아·아프리카 국가의 배경과 인물에 대한 책 출판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한국의 스타트업은 ‘기술’에만 집중 합니다. 그러나 우린 ‘가치’에 집중하려 합니다.

인터뷰 모습(좌측 주민영 이사 우측 정희석 이사)
인터뷰 모습(좌측 주민영 이사 우측 정희석 이사)

기술은 교체가 가능하지만, 가치는 영원하잖아요. 그 힘이 훌륭한 책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청년세대가 운영하는 출판사인만큼 전자책. 오디오북 등의 새로운 형태의 책도 출간하려고요. 혼자보단 둘이 좋고, 둘보다는 셋이 좋다는 격언이 있듯이요. 책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각자 역할을 나눠서 합니다. 정치학, 영문학, 컴퓨터공학, 국문학, 행정학, 법학 등등 전공도 다양하고요. 각자의 지식과 전문분야에서 힘을 합치고 분업을 하면 분명 훌륭한 출판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성공회대학교 도서 기증 및 협력방안 논의(좌측 김기석 총장 우측 김시연 대표)도서출판 모래알은 성공회대학교에 「봉고본두, 방글라데시의 국부를 만나다」 2권 기증함. 이후 총장실에서 도서출판 모래알 김시연 대표와 김기석 총장과 향후 협력방안 논의.
성공회대학교 도서 기증 및 협력방안 논의(좌측 김기석 총장 우측 김시연 대표)도서출판 모래알은 성공회대학교에 「봉고본두, 방글라데시의 국부를 만나다」 2권 기증함. 이후 총장실에서 도서출판 모래알 김시연 대표와 김기석 총장과 향후 협력방안 논의.

모래알 주민영 이사는 “내가 꿈을 이루면 누군가 꿈을 이룬다라는 명언을 좋아합니다. 요즈음 청년들은 비트코인, 주식이라는 투자처에 공격적으로 대하는 성향이 높아요. 이런것도 불안한 청년들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청년들의 삶에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출판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정 이사는 “공자가 말하기를 권력과 지위가 내려갈 때를 걱정하지말고 올라갈 때를 걱정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렇듯 자기 자신을 갈고 닦는것에 게으르면 안된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아요. 저희 출판사도 이룬 성과에 거만해지지 말고 절차탁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모래알 이사진 정희석 이사, 김시연 대표, 주민영 이사
왼쪽부터 모래알 이사진 정희석 이사, 김시연 대표, 주민영 이사

좋은 출판은 공교육에도 영향을 준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 공교육도 다시 새롭게 세워야 된다고 봅니다. 우선 교실 구조도 창의적으로 재구조화 공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군대의 막사(幕舍)처럼 획일적이고 딱딱한 구조로는 아이들에게 창의적인 사고를 배양하기가 어렵다고 보입니다. 우스겟소리로 ‘애플’은 가슴에 있고 ‘삼성’은 지갑에 있다는 얘기가 있어요. 이렇듯 단순한 편리함만을 생각한 기술적인 면 보다는 한국적인 철학과 인문학적으로 접근한 동양 철학을 학생들에게 알려줘야 미래도 있다고 확신합니다”라고 말했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는 공교육에서 철학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나중에는 해당 교과서나 관련된 도서를 출판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도서출판 모래알의 넓은 세계와 우리 사회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국제적인 출판사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이 신선해 보였다.

“Stay hungry, Stay foolish!” Steve Jobs -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것에 더 갈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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