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급성장에도 전력 수요 못 따라가…트럼프 ‘화석연료 회귀’ 발언 우려
전 세계적인 탄소 감축 노력에도 지난해 석탄 사용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기후단체 ‘시스템 체인지 랩(Systems Change Lab)’ 등은 22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년 기후 행동 현황(The State of Climate Action)’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급증한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석탄 소비는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비중 면에서는 변화가 있었다. 전 세계 전력 생산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3년 35%에서 지난해 34%로 소폭 감소한 반면 태양광·풍력 발전 비중은 같은 기간 13%에서 15%로 상승했다.
보고서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려면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을 더욱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195개국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COP21)을 통해 1.5도 목표 달성에 공동 노력하기로 한 바 있다.
클레아 슈머 세계자원연구소(WRI)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확대 방향은 옳지만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석탄 소비가 계속 늘면 1.5도 목표는 사실상 달성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재생에너지 기조를 기후 위기를 악화시킬 요인으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해사기구(IMO)의 ‘넷제로(Net Zero)’ 정책을 지지하는 국가들에 관세 보복을 예고했으며 지난 8월에는 “풍력 발전을 도입하는 나라들이 화석연료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해 논란을 낳았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재생에너지의 성장세를 “긍정적 신호”로 평가하며 태양광을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에너지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2030년대 말까지 탄소 배출량을 목표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태양광·풍력 발전의 확산 속도를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건물 난방과 철강 생산 부문은 여전히 탄소 감축 실적이 부진한 분야로 지적됐다. 반면 운송 부문에서는 전기차 확산으로 전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됐다.
보고서는 또 산림·습지 등 탄소 흡수원의 훼손이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파괴된 산림은 800만 헥타르(ha)에 달해 2021년의 780만ha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사회는 다음 달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