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서 오·만찬 이어 87분 회담…미산 갈비·트럼프 와인으로 동맹의 만찬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굳건한 동맹과 새로운 협력 시대를 다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수여받고 “즉시 걸고 싶다”며 감격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립경주박물관에 마련된 공식 환영식에 도착해 황금빛 넥타이를 맨 이 대통령의 영접을 받았다. 대통령실은 “훈민정음 문양이 새겨진 황금 넥타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해 특별 제작한 것으로, ‘황금빛 한미동맹의 미래’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사열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직접 수여했다. 미국 대통령이 해당 훈장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나 아름답고 소중한 선물”이라며 “한미 동맹이 지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하며 “신라의 정신처럼 한미 간 새로운 시대를 열자”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특별하다”며 “내 박물관 맨 앞줄에 전시하라”고 수행원에게 지시했다.
박물관 내에 전시된 ‘트럼프 굿즈’도 눈길을 끌었다. 마가(MAGA) 모자, 트럼프 부부의 저서 한글 번역본, 성경, 사진집 등이 전시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전시품을 직접 촬영하도록 지시했다.
공식 환영식 후 이어진 오찬 겸 회담은 약 87분간 진행됐다. 메뉴는 경주산 햅쌀로 지은 밥, 공주 밤, 평창 무·당근, 천안 버섯, 미국산 갈비로 만든 갈비찜 등 한미 식재료를 융합한 퓨전 한식이었다. 디저트로는 ‘PEACE!(평화)’ 문구가 새겨진 황금빛 감귤과 브라우니가 제공됐다.
오찬 후 양 정상은 베트남,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태국, 싱가포르 정상들과 함께 ‘정상 특별만찬’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세계의 평화와 국가 간 연대를 위하여”라며 건배를 제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금관은 훌륭한 예술작품이었고, 이번 방문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만찬에는 영월 오골계 트뤼프 만두, 경주 한우 등심, 송이버섯, 광어, 지리산 캐비어 등 최고급 한식 코스가 올랐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가 운영하는 와이너리의 와인이 만찬주로 등장했다.
한편 이번 회담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워싱턴을 방문한 지 64일 만에 이뤄진 것으로 역대 한미 정상 간 가장 짧은 간격의 상호 방문으로 기록됐다. 양 정상은 “황금빛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며 한미관계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를 마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