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태국대사와 면담…ARF 통한 다자 외교 협력 강화 의지 강조

정동영 통일부 장관, 주한 태국대사 접견. (출처: 통일부 장관)
정동영 통일부 장관, 주한 태국대사 접견. (출처: 통일부 장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한반도 평화 정착 과정에서 아세안(ASEAN)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태국 측에 전략적 협력을 요청했다. 정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타니 쌩랏 주한 태국대사와 만나 "아세안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중심으로 한반도 문제에 보다 주체적으로 참여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특히 한반도 정세가 동북아뿐 아니라 동남아 지역의 안정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공존은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역내 공동 번영과 직결된 과제"라며 "한국과 태국 간 전략적 소통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 장관은 아세안이 한반도 평화 관련 논의에 적극 관여할 수 있도록, 아세안 한반도 특사 지정을 검토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태국은 아세안 회원국 가운데 한국 담당 대화조정국이며, 동시에 북한 대사관이 가장 크게 설치된 국가다. 이 점에서 태국은 남북 간 외교적 통로이자 아세안-한반도 연계의 교차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장관은 최근 북한이 아세안 국가들과 외교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달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 아세안 대표단이 다수 참석한 것은 의미 있는 신호”라며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관계 회복에서 아세안을 중요한 파트너로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쌩랏 대사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END 이니셔티브(End of Korean War Initiative)'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는 “태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며 “ARF를 포함한 역내 다자 협의체 활용은 더 큰 외교적 공간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번 접견은 한반도 긴장 완화 및 다자 안보 협력 확대를 위한 한국-아세안 연계 외교의 실무 조율 단계로 평가된다. 통일부는 앞으로 아세안 주요 국가들과의 접촉을 추가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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