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조선소 등 5곳 제재 효력 중단…무역전쟁 완화 국면 속 韓 조선업 부담 일단 완화
미중 간 통상 갈등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가며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들에 대한 중국의 제재도 1년간 유예된다.
중국 상무부는 10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 해사·물류·조선업을 대상으로 한 무역법 301조 조치를 1년간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이에 맞춰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이 제재 대상에서 동일 기간 동안 제외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말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무역전쟁 확전 자제’에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는 첫 가시적 조치로 해석된다.
부산 합의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10일 0시 1분(한국시간 오후 2시 1분)부터 발효됐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달 한화오션 자회사들이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301조 조사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이들 법인을 중국 기업과의 거래 금지 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제재 대상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방문해 주목을 받았던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한화필리조선소와 한화쉬핑,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 등이 포함돼 있었다.
중국은 당시 “(한화오션 자회사들이) 미국 정부의 조사 활동에 동조해 중국의 주권과 안보·발전 이익에 위해를 초래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이는 미국이 중국 선박에 대한 입항 수수료 부과 조치를 본격화한 데 대한 ‘맞불’ 성격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한화오션 제재는 곧바로 한국 조선업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 문제로 비화했다. 미국 조선산업 재건 전략의 핵심 사업인 이른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한화오션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USTR 측도 당시 중국 조치를 두고 “외국 기업의 미국 투자 자체를 억제하려는 경제적 강압”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부산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휴전 환경’이 조성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미국은 중국 조선·물류·해운업에 대한 규제 조치를 1년간 유예했고, 중국은 이에 상응하여 한화오션 제재를 풀겠다고 응답한 것이다.
이 문제는 지난 1일 경주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논의 의제로 다뤄졌으며, 우리 정부도 이를 적극적으로 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오션은 중국 측 발표 직후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를 계기로 중국 파트너들과의 신뢰와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