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오부치 선언 정신 계승”…청년 교류 확대·지자체 협력 강화로 지역 외교 활성화

김민석 국무총리, 제8회 한·일시장지사회의 일본 대표단 접견. (출처: 총리실)
김민석 국무총리, 제8회 한·일시장지사회의 일본 대표단 접견. (출처: 총리실)

 

한일 관계가 정상 간 셔틀외교를 통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가 일본 광역단체장들을 만나 양국 지방정부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중앙정부 외교의 틀을 넘어 지방정부 차원의 상호 협력과 교류 확대를 통한 한일 관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접견에서 김 총리는 아베 슈이치 나가노현 지사를 비롯한 일본 9개 현 지사를 맞이했다. 이들은 인천에서 열린 ‘한일 시장·지사 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김 총리는 이번 회의가 고(故) 김대중 대통령에게 일본 측이 제안해 시작된 한일 지방정부 간 협력의 상징적 회의임을 상기시키며,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정신을 계승해 한일 관계가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최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셔틀 외교가 활발히 재개됐다”며, “중앙정부의 외교적 성과가 지역 간 교류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방정부 차원의 협력도 적극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총리는 특히 “미래세대 간의 상호 이해와 교류가 한일 관계의 장기적 신뢰 구축의 핵심”이라며, 한일 청년 간 교류 프로그램 확대를 통한 인적 교류 강화를 주문했다.

이에 아베 슈이치 나가노현 지사는 “양국이 직면한 인구 감소와 지역 균형발전 문제는 공통 과제”라며, “청년 세대의 교류 확대와 상호 이해 증진을 통해 두 나라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함께 도모하자”고 화답했다.

아베 지사는 또 “한일 간 교류의 폭을 넓히고, 각 지방정부가 세심하게 협력 지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일 시장·지사 회의’는 양국 지방정부가 경제·사회·환경 등 공통 현안에 대해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광역단체장 협의체로, 격년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번갈아 열린다.

올해 회의는 인천에서 개최됐으며,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 관광 협력, 인적 교류 확대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 양국은 ‘지방에서부터 시작되는 실질 외교(Local Diplomacy)’를 강화하며, 중앙정부 외교를 보완하는 민관·지자체 중심의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청년 중심의 교류사업 확대와 지역 단위 협력 프로젝트 추진을 적극 검토 중이다.

문화·관광·환경 등 분야별로 공동 워크숍과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방정부 간 ‘한일 청년 포럼’ 등 지속 가능한 교류 플랫폼 구축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 총리는 “지방정부 간 신뢰와 협력이 깊어질수록 양국 관계는 더욱 단단해진다”며 “한일 양국이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새로운 외교의 장을 열어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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