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6일, 아트스페이스 와이 지하 1·2층에서 열리는 독립 기획전

VOONUS, JLN, Suin, Dorothy, Bowang 다섯 명의 신진 작가가 참여한 독립 기획전. (출처: 코리아포스트)
VOONUS, JLN, Suin, Dorothy, Bowang 다섯 명의 신진 작가가 참여한 독립 기획전. (출처: 코리아포스트)

 

지난 25일 저녁, 서울 강남 아트스페이스 와이(Art Space Y) 지하 1·2층에서 열린 ‘널리 미술 전시’ VIP 프리뷰가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불러 모았다. 세련된 감각과 실험적인 시각언어를 앞세운 이번 전시는 VOONUS, JLN, Suin, Dorothy, Bowang 다섯 명의 신진 작가가 참여한 독립 기획전으로, 첫날 프리뷰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프리뷰는 오후 6시, 지하 2층 전시장에서 조용히 그러나 밀도 있게 시작됐다. 초청객들은 작품 사이를 오가며 작가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작업의 의도와 과정을 들으며 전시에 한층 깊이 스며들었다.

VOONUS 작가의 작품. (출처: 코리아포스트)
VOONUS 작가의 작품. (출처: 코리아포스트)

 

첫 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VOONUS 작가는 무엇보다도 “첫 전시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부터 전했다. 그는 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지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작가로서 사람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 메시지는 결국 하나예요. 우리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VOONUS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는 자유로울 수 있음에도,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 못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다르잖아요. 이 차이를 아는 우리가 진짜 자유로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작품에 담고 싶었어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지하 1층과 2층 전체에 걸쳐 ‘자유’에 대한 시각적 실험을 배치했다며, 관람객들이 공간 곳곳에서 그 메시지를 발견해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Suin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결국, 내가 겪어온 경험들에서 출발한 그림”이라고 소개했다.

“제가 그린 것은 특별한 설정이나 포장된 감정이 아니라, 제가 경험을 통해 느꼈던 솔직한 느낌 그대로예요.”

그의 말처럼, 화면 위에는 일상의 흔들림과 마음의 결을 따라가는 듯한 섬세한 감정선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Dorothy 작가는 관람객을 향해 자신이 꿈꾸는 작가상을 짧지만 뚜렷하게 말했다.

“제 그림을 보시는 분들이, 작품을 매개로 각자만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특정한 해석을 강요하기보다, 작품 앞에 선 사람이 자신의 과거·관계·감정과 마주할 수 있는 여백의 미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인것 같아 긴 여운이 남았다.

Bowang 작가의 작품. (출처: 코리아포스트)
Bowang 작가의 작품. (출처: 코리아포스트)

 

함께 참여한 Bowang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관통하는 정서를 “억눌린 감정의 해방”이라고 정의했다.

“저에 쌓여온 감정들과 억압된 것들을 작품을 통해 해방시켜 주고 싶고, 또 널리 알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JLN 작가의 작품. (출처: 코리아포스트)
JLN 작가의 작품. (출처: 코리아포스트)

 

마지막으로 JLN 작가는 자신을 “패션 디자이너이자 구조(스트럭처)를 다루는 설치 미술 작가”라고 소개하며, “제가 하는 작품 대부분은, 제가 평소에 하는 생각들이나 어떤 문제의 제기에서 비롯돼 만들어진 작업들이에요.”라고 전했다.

 

VOONUS 작가의 첫 전시를 축하하며 인사말을 전하는 아버지의 모습. (출처: 코리아포스트)
VOONUS 작가의 첫 전시를 축하하며 인사말을 전하는 아버지의 모습. (출처: 코리아포스트)

 

작가들의 소개가 끝난 뒤, 현장에는 VOONUS 작가의 아버지도 마이크 앞에 섰다. 사랑하는 아들과 아들의 친구들이 함께 준비한 첫 전시를 축하하기 위해서다.

그는 먼저 전시장을 찾아준 관람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랑하는 아들과 친구들의 그림을 관람하러 와주셔서 정말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어 아들이 그림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아버지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자기 삶의 모습과 생각을 담아, 자기만의 바라보는 세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걸 보니 아버지로서 참 감동스럽고 감격스럽습니다. 그런 과정들이 첫 전시회를 갖게 되기까지 이어졌고, 그 느낌을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어 너무 반갑습니다.”

그는 또, 작품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에 대해 이렇게 덧붙였다.

“이 그림들 안에는 숨은 스토리가 정말 많습니다. 보시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주저하지 마시고 VOONUS에게 과감 없이 물어봐 주셨으면 합니다.”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건넨 이 한마디는, 전시가 단순한 결과물의 나열을 넘어 한 젊은 작가의 성장과 그 곁을 지켜온 가족의 시간까지 함께 품고 있음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서울 강남 아트스페이스 와이를 찾은 관람객들이 ‘널리 미술 전시’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다. (출처: 코리아포스트)
서울 강남 아트스페이스 와이를 찾은 관람객들이 ‘널리 미술 전시’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다. (출처: 코리아포스트)

 

이날 VIP 프리뷰 현장에서 만난 ‘널리 미술 전시’는 단지 ‘신진 작가 소개전’에 머물지 않는다.

△ 자유에 대한 고민(VOONUS) △ 자신의 경험에서 길어 올린 솔직한 감정(Suin) △ 관람객 각자의 서사를 환기하는 장치(Dorothy) △ 억압된 감정의 해방을 추구하는 서사(Bowang) △ 일상의 문제의식을 공간 구조로 치환한 설치(JLN)

이 다섯 갈래의 축이 아트스페이스 와이 지하 1·2층에 촘촘히 배치되면서, 관람객은 “지나가는 전시”가 아니라 젊은 작가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전시는 25일부터 26일까지 단 2일간 진행되며, 관련 소식과 비하인드, 작가 인터뷰는 인스타그램 @nurly_art.platform_korea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남에서 새로운 감각의 현대미술을 찾는 이들에게, ‘널리 미술 전시’는 짧지만 강한 잔상을 남기는 독립 전시로 기록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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